양천공원 책 쉼터로 전경을 만들고 35년 된 양천공원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쉼터가 조성됐다.
더위나 한파, 미세먼지와 상관없이 이제 공원을 찾을 이유가 생겼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또렷이 쓰여 있다.
여기는 책 읽는 도서관이 아니라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사랑방이라고..(물론 사랑방은 공식적이 아니라 필자의 표현이다)
▲양천공원=책 쉼터=서울시교육청의 꿈을 담은 교실 만들기를 담당하는 김종임 소장이 쉼터가 생기는 부지를 보러 양천공원에 들어서면서 눈에 들어오는 감나무 한 그루를 그대로 둔 채 건물 동남쪽을 둥글게 파고들었다.
개발 중심의 사고방식으로는 거기에 서 있는 나무 한 그루를 베어버리면 된다.
시간과 효율을 따져 비용을 절감하는 데도 그것이 최상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뒤쪽의 느티나무를 위해 다시 한 번 양보한다.
이렇게 공간이 커다랗다 보면 새로 입주한 건물이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보이고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된다.
새로 지은 건물 주변에 새로 심은 어린 나무가 있는 풍경과 달리 새집증후군이 없다.
경사진 땅도 평탄화 작업을 하지 않고 그대로 자연스럽게 턱이 만들어져 공간도 분리됐고 경사도를 활용해 계단석도 만들어졌다.
양천공원 책 쉼터 내부 모습의 효율성 경제성 자본력과 운영, 수치와 지표만 추구하는 잔인한 세태는 적은 돈으로 최대한 효과를 내고 빨리 일을 처리하면 언제까지 나무 따위까지 신경 써야 할지. 이것이 한국 사회다.
단기적으로 효율과 경제성에만 매몰돼 한국은 그렇게 살았고 또 그것을 강조해 끊임없이 성장과 발전에만 매도당했다.
그 결과는 지구온난화에 이상기온으로 인한 수난 홍수 산사태 등 자연재해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전염병의 확산이다.
경사로는 자연스럽게 장애인을 위한 연결통로로 이어졌다.
무질서하게 뻗은 도로, 옛 소련 스타일의 콘크리트 아파트, 끔찍한 대기오염, 과밀한 인구밀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한옥, 재래시장의 전통 골목길을 허물고 공동체와 인간관계가 파멸된 빌딩만이 재개발의 이름으로 지어진 서울이 아니라 환경과 멋을 동시에 가다듬는 훌륭한 건축물이다.
오랜 세월 함께한 나무들은 언제 자리를 지켰느냐는 듯 벌채되어 갔다.
권위적이고 몰개성적이며 어설픈 환경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미인공적이 아닌 자연과의 동화가 숨쉰다.
아기자기한 데코레이션 눈사람이 관람객을 반긴다책을 읽으러 간 것도 아니고 같이 얘기할 사람도 없고 백신 미접종자인 필자여서 괜히 눈치를 살피다가 5분 정도 실내를 둘러보다가 후다닥 나갔다.
오늘은 대상 받은 곳을 다시 가봤으니 조만간 다시 신정동으로 와보자. 그렇다면 김정임 소장이 설계한 우수상을 받은 또 다른 책 쉼터는 어디에 있을까. 그때 신정동에 사는 성악가 친구라도 불러내야겠다고 생각했다.
혼자만 알고 즐기기에는 너무 아까우니까….
창문을 통해 밖이 어떻게 보이는가를 중시한 한국의 미를 간직한 건축물의 정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