첸안첸 구시
경기도민의 애환만을 이야기하기에는 훨씬 풍성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듯한 드라마 나의 해방인가. 우리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했던 주안이라는 단어의 등장 이후 이 드라마의 향방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지금, 구씨와 막내 미정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지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일관성이 구씨의 매력?
나의 삼촌을 쓴 작가의 드라마라 관심을 갖고 보게 됐지만 지금은 그런 제목이 필요 없이 극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 어느새 나는 나의 해방일지와 함께 경기도 어딘가에 있는 산포구석의 값싼 가족과 싱크로 되어 있다.
더운 날씨에 밀짚모자를 쓰고 밭일을 도우며 땀을 흘리는 시골 같은 경기도 라이프.
아무것도 하기싫다고 남들과는 아무것도 뚫어야하는 문제를 뚫어서 미안해.나도 개 아이니까
매일 달려 타는 마을버스, 막차가 끊기기 전 챙겨야 하는 강제 지하철 통행금지 시간, 경기도민이 겪는 애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울에 직장이 있으면 누구나 겪어봤을 수 있는 어려움이다.
나도 막차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N차를 포기하고 뒤로 한 일이 얼마나 많았는가.
전철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무것도 멀지 않을 리가 없어.
지금은 직장생활을 안 하니까 그런 일은 없다고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 만에 서울에 나가는 게 일이 되면 그건 정말 피곤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초역세나 역세권이라면 몰라도 역이라도 멀면 하루하루가 고생한다.
서울에 살 때는 서울로 돌아간다는 말이 조금 재미있고 낯설었지만 경기도민인 지금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됐다.
되도록이면 서울에 오는 것을 만들지 않는 현실.
해방 클럽의 역사적 탄생
오늘 당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거예요.- 해방교회 –
내가 보기엔 별거 아닌 거나 쉽게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정작 당사자로서는 견디기 힘든 게 많다.
아니, 사실 삶이라는 것 자체가 철저하게 나 중심이 될 수밖에 없고, 내가 겪는 일은 비교를 불문하고 가장 크게 느껴진다.
물론 불행에서와 행복에서 관계성은 반대로 작용한다는 것이 슬픈 일이다.
과묵한 식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두 사람
경기도민 삼남매의 고생이든 술에 지쳐 살 수밖에 없는 구씨 인생이든 우리 마음대로 별거 아닌데 호들갑이다, 뭘 그렇게까지 괴롭히는지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는가. 드라마니까 마음대로 말할 수는 있지만 드라마든 영화든 소설이든 이야기라는 것을 통해 저는 인간의 삶에 대해 배우고 교훈을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방 나도 모르게 뚫고 나갈게 여기서
그 긴 세월을 어떻게 계획하고 있느냐고 내 분노는 너무 정당해.
그런데 구씨 역의 손석구 배우, 우리과 선배형과 굉장히 닮았다.
혹시 몰라서 프로필을 봤는데 틀린건 확인했어.그래도 많이 닮았네. 세상에 이런 우연의 일치가. 볼때마다 생각나는 **이 오빠 잘 지내고 있지? 나이가 들수록 한 번 멀어진 사이를 다시 잇기는 쉽지 않다.
바쁘다고 변명하지만 결국 관심에서 멀어진 게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구 씨를 보면서 그때 형 얼굴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만족.
산포라는 절묘한 조합으로 경기도 어느 지역명을 만들어냈지만 여러 정황을 조합해 추측해 볼 때 아마도 산본과 군포의 지역명을 따왔을 가능성이 높고 드라마 위 위치도 들판이 펼쳐져 있는 그 근처 어딘가를 배경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갈치호, 돌래기 수제비 등).
현실적인 두 남매의 말싸움
산본은 초역세 중상도 있는 드라마에서 나온 환경과는 거리가 꽤 먼 곳이지만 수리산 주변에 나의 해방일지 무대와 비슷한 장소가 있기 때문에 작가의 리얼리티를 살리려는 진심이 조금 느껴지는 부분이다.
산본안 위에는 내가 좋아했던 3단지 떡볶이, 칼국수 맛집, 우동맛집, *라네카페 등 맛집이 즐비한데 드라마를 보면 또 생각난다.
드디어 세상이 끝나는구나 하고 바랬던 바다 불행은 아니지만 행복하지도 않아
나의 해방일지 4회 말미에는 구씨의 엄청난 모습이 드러나 구씨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암시한다.
아마 와이어를 사용한 것 같은데, 그렇다 치더라도 포즈가 장난 아니다.
멀리뛰기가 이렇게 매력적일 줄이야. 아니라고? 그냥 구 형이 매력적이야? 그럴 수도 있고
구씨의 숨겨진 모습 멀리뛰기 국가대표 설화
놀라운 부모님 두분
어쨌든 우울하게 느껴졌던 첫인상을 뛰어넘어 나의 해방인지는 흥미, 재미, 유쾌함을 점점 더 쌓으며 볼거리를 더하고 있다.
매력적이고 신선한 대사도 이 드라마의 묘미.타란티노 영화 보는 듯한 각본의 맛. 이제 5, 6회 더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