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고창 일정을 잡아서 실패하고 이틀 전인 17일에 다녀왔습니다.
내장사와 함께 단풍놀이까지 코스로 계획했는데 못가게 되어 올해는 못 볼 것 같았어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아침 첫 코스에서 모든 걸 내려놓고 들어갔지만 아직도 예쁜 색으로 물들어 만면에 웃음을 머금은 단풍 여행을 했어요.
여행일시 : 2021년 11월 17일
선운사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 250입장료: 성인//청소년//어린이 の새벽의 어둠과 안개를 뚫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는 거의 없고 인기척도 없이 ‘단풍철이 끝났구나’하고 체념하고 산사의 기운을 받는 것으로 만족하자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 가는 길에 노랗고 빨간 모습 좀 제대로 보여줄래? 하는 약간의 기대감과 흥분이 밀려왔습니다.
그래도 몰라 보이는 늦가을의 모습부터 맘껏 담았습니다.
마루에는 낙엽이 가득하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밝게 빛나는 숲에는 가을 감성이 넘쳤습니다 기대치가 점점 커져서 걸음을 빨리 했어요.
사실 지난 주에는 깜깜한 새벽에 와서 해를 기다리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단풍을 포기해서 조금 천천히 출발했어요. 어느새 해가 산에 오르는 시간과 잘 어울려서 제대로 된 풍경을 만났어요.
검은 물이 흐르는 도솔강에는 하늘과 물 속에 낙엽으로 가득 차 있어서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거기에 반영까지 되어 데칼코마니의 모습도 볼 수 있게 해준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모니극락교에 뻗어있는 나무의 모습도 멋진 단풍 명소랍니다.
함께 간 지인은 예쁘다는 감탄사만 들리지 않아서 거리가 엄청 떨어질 정도의 가을 여행지였습니다.
일단 아침 햇살이 좋아서 선운사 안 들어가고 선운산 가는 등산로를 먼저 다녀왔어요 작은 녹차밭의 싱그러운 초록과 햇살을 받아 주홍색을 발하는 색이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이 저도 한발자국 계속 멈춰버렸어요. 애인 주머니처럼 아무리 좋아해도 나가고 싶지 않아서 망설이게 했어요.
남의 떡이 더 커보이면 이쪽 길로 걸으면 반대편이 예쁠 것 같고 반대편으로 건너가면 이쪽이 예쁠 것 같아서 자꾸 질투가 나게 되는데 손오공처럼 분신술이 있으면 나눠 걷고 싶기도 했죠.
고창선운사를 마지막으로 찾은 것이 2019년에 꽃무릇이 피었을 때입니다.
걷다 보면 처음 보던 건물도 새로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별 안에 안겨 편안히 쉬고 있는 낙엽을 보면 제가 그 자리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침대에 누워있는 행운아였어요.
푸른 하늘과도 잘 어우러져 걷는 동안 고개를 사방으로 돌려야 하는 가을 여행지, 고창 선운사입니다.
올해의 마지막 단풍 명소가 될 것 같네요. 조금만 더 있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땅바닥에 수북이 쌓여있는 낙역마저 밟는 게 부담스러울 만큼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있어요. 예쁜 아기 별들이 내려와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평화로운 아침 표정이었습니다.
징검다리가 놓여있는 곳에서 한 쪽은 졌지만 물 위에 있는 풍경이 아름다운 포토존입니다 한편으로 뭔가 건물을 짓다가 정적을 깨고 분위기를 깼어요. 또, 공사의 가리개를 위해 정자의 반영도 빗나갔습니다.
그래도 단풍구경을 하다 보면 모든 게 허락되는 날이었어요. 지금까지 쌓여 있던 정체와 스트레스가 봄눈 녹듯 스르르 사라져 버렸습니다.
겨울아 오지마~~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게’가 아니라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고개를 드는 풍경은 첫눈에 반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겨우 유혹에서 벗어나 다시 선운사로 내려오면서 볼 수 없었던 가을 풍경을 보았습니다.
도마츠가와에 가까워질 수 있는 포인트로 내려왔더니 단풍 터널이 멋지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단풍 명소답게 완전히 가을빛으로 물들었습니다 미리 예상하고 오지 않았더라면 내년 이맘때까지 몹시 후회하며 지낼 뻔 했어요. 정말 삼위일체가 완벽한 가을 여행지네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단풍구경 온 분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던 걸 보면 이곳에 홀딱 반했나 봐요. 이런 아름다움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
이날 걸어본 길은 처음이라며 ‘너무 예쁘다’는 감탄사를 무한 반복하는 지인들에게 새로운 고창선운사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었는데요. 사원 근처에는 저도 보지 못했던 석탑들이 형형색색의 빛깔로 둘러싸여 있어 신비롭기 그지없었어요.
그리고 고풍스럽고 우아한 곡선미가 아름다운 전통 한옥의 지붕과 어우러져 한국적인 전통미까지 보여줍니다 역시 조상들의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도송천의 단풍을 보고 고창선 운사로 들어갔습니다.
옛날 가을이면 인산인해를 이뤘을 텐데 저처럼 가을이 다 지나간 줄 몰랐던 것 같은 조용한 모습은 처음이네요.
대웅전도 보수 중이어서 목탁소리가 아닌 둔중한 기계음이 들려 가까이 가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를 담아보았습니다.
검은 기와와 초록의 이끼, 그리고 그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붉은 단풍과 그 위에 비치는 햇살까지 모두 완벽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주었어요.
검은색 기와와 붉은색이 보색을 만들어 서로의 장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단풍 명소입니다.
정말 가을 여행지 풍경을 만난 행운의 날이었어요.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단풍을 보면 새색시처럼 보여요. 사람들이 왜 가을을 좋아하고, 보면서 행복해지는지를 알게 되었어요. 전 사계절을 다 좋아하지만 지금의 계절이 더 좋아지네요.
그 밖에 만난 반짝반짝 빛나는 풀들은 보석을 뿌린 듯 우리의 눈을 현혹시키고 또 다른 가을 감성을 전해 주었습니다.
또 땅바닥에 떨어져 초록잎 같은 모습은 꽃무릇과 비슷했어요. 다양한 단풍을 구경하게 된 행운의 날이었어요.
그리고 마치 분재처럼 고고의 모습의 노란색은 머리카락처럼 보이면서 사셨던 할아버지를 생각나게 합니다.
노란 구름 모자를 쓰니까 꽤 세련되어 보였어요.
단풍 여행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는 다음 선수 동백나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백꽃도 너무 예뻐서 가득 피어있는 모습 보러 올게요.
단풍여행지인 가을여행지, 고창 선운사에서 우연한 풍경을 만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정말 포기하고 와서 활짝 핀 가을에 만난 행운의 날이었어요. 자연이 준 힐링에 스트레스가 날라간다.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 250 선운사